이 름

첨부파일#1

IMG_0387s.jpg (size : 98.2 Kb) Download : 550

제 목

편지로 여는 세상 9집

밤이 깊으면 어떻습니까

유가형(대구경북지회)

선생님!
선생님이 주신 글에서 "밤이 깊으면 어떻습니까?" 라는 말씀에 한 때는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고 자신감을 회복했습니다. 밤이 깊으면 깊을수록 아침이 속히 오는 까닭이지요. 모든 것을 긍정적인 사고로 지켜보라는 마씀으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작금의 사회를 보면 몹시 두렵고 답답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 둘도 아닌 것이, 무러라고 꼬집어 낼 수 없는 막막한 여러 것들이, 가슴에 울컥 울컥 치미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희망을 잃을 때가 아닌지요. 아니면 무엇일까요?
알지 못할 울분 같은 것이 우울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줄기세포와 관련 의문이 들끓고 있고 항공노조의 파업으로 국가적 손실이 엄청나다고 들었습니다.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을 매달고 가다가 중앙분리대에 부딪쳐 죽게 하는 것은 무슨 일이며, 남매간에 재산 다툼으로 죽이고 죽는 것은 어찌된 일입니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질녀의 보상금과 상속 재산을 모두 탕진한 삼촌이 토한 음식을 핥아 먹게 했다지요. 사실일까요? 믿어지지 않습니다. 아니 믿고 싶지가 않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이 최저 생활비에도 미치지 않는다지요. 그뿐만 아니랍니다. 중소기업의 해외이전이나 몰락으로 인해 직장 밖으로 밀려나는 어려운 노동자들, 그들은 어떠합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가 무너지고, 사랑은 메라르고, 인심이 각박하다고 느끼는 날이면 저 역시 대상도 아리송한 원망을 하곤 합니다.
선생님.
농민의 빚이 얼마이니지 아십니까. 작년의 평균 빚이 이천칠백이라고 합니다. 장애인의 70%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답니다. 늘어나는 것이 자영업인데 외식을 많이 하는 미국은 140명에 식당이 하나 정도라면 경제적인 이유로 외식을 멀리하는 우리나라는 79명당 하나라고 합니다. 그 사이에 신고도 하지 못한 채 운영하는 사람들을 모두 함하면 얼마이겠습니까? 주부의 20%가 복합적인 이유로 마지못해 살거나, 아니면 이혼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이유야 있겠지만 20%,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고통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있지만, 아니 성장의 기회로 삼기엔 현실이 너무 어렵습니다.
'노동이야말로 선한 것의 근원'이라고 말한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가 생각납니다. 일하고 싶을 때 일 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면 그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정부는 지켜줄 수 잇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선생님.
우리 같은 서민이야 어느 시대인들 크게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마는 새벽이 이렇게 기다려지는 것은 춥고 어두운 밤이 너무 긴 까닭이겠지요.
해가 뜰 무렵이 가장 춥고 , 날이 밝으려면 더욱 어둡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새벽을 알리는 닭울음 소리가 기다려집니다. 2006년 병술년의 날이 밝으면 지평선에 하늘이 열리고 청계천에 희망이 철철 소리내며 흘러 넘칠 것을 소망합니다. 새들이 먹이를 찾아 넓은 하늘을 유영하며 그 둥지를 떠날 것을 소망합니다.
소망이 이루어질 그때가 오면 선생님이 주신 '밤이 깊으면 어떻습니까'라는 말씀이 또 한 번 제게 용기와 희망과 자신감을 불러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선생님, 그 날을 기다리며 날씨 고르지 못한 때,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하시길 빕니다.

(작성일 : 2007년 07월 17일 (14:38), 조회수 : 3479, IP : 219.241.0.146)

이전글	편지로 여는 세상 10집

다음글	편지로 여는 세상8집